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재출마 논의가 도마에 올랐다.
재임기간 동안 경기도를 빚더미에 올려 놓고 재출마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뻔뻔하다는 주장에서부터 도지사의 탓이 아니다는 동정론까지 김 지사의 재출마를 놓고 경기도가 시끄럽다.
지난 18일 영하 12℃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에 너나 할 것 없이 두툼한 옷들을 걸치고 거리를 걷는 시민들을 만났다.
중부뉴스 취재진은 추운 날씨에 서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가정을 들여다보고 그 실상을 도지사든, 정치인이든 그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라 현장 취재에 나섰다.
한 마디로 서민층 가정은 심각한 겨울을 나고 잇었다.
70대 노인이 혼자 살고 있는 수원시의 한 가정에는 당장 내야 할 공과금을 내지 못하고 어떻게 할까 걱정인데다 그 보다 앞서 기름보일러가 언제 떨어질지 걱정하고 잇었다.
유난히 추운 올겨울. 그들을 보살펴 주는 것은 정부에서 주는 극빈 생활보조금 40만원이 전부였다. 이 노인의 방안의 온도는 10℃였다.
정부가 주도하는 공공근로에 임하고 있는 근로자 5명을 수원에서 만났다.
이들도 당일까지만 하고 예산이 없어 내년에야 가야 나올 것 같다고 했다. 정부의 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이들이 굶어죽을 지도 모를 처지에 처했다.
이들도 어렵게 살기는 마찬가지. 집안이 추워도 실내 온도를 10℃이상을 올리고 산다는 것 자체는 상상하기 힘들다. 그래서 이들은 옷을 2중, 3중으로 껴입고 겨울을 나고 있다.
당장의 추위는 이겨낼 수 있지만 앞으로 이들에게 닥쳐올 경제적 추위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암울한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.
한 시민은 "추워도 너무 춥다"며 "당장 일할 곳이 없으니 너무너무 불안하고 걱정된다. 이러나 식구들이 얼어 죽는 것은 아니지 모르겠다"고 울먹였다.
정부의 에너지 합리화 추진정책에 따르면 관공서의 실내온도는 18~20℃를 유지하라는 지침이 내려져 있다. 공무원들은 이 온도나 너무 낮아 추워서 업무능률이 오르지 않는다고 안달이지만 서민들은 이 정도면 온대지방에 온 느낌일 것이다.
취재진은 관공서에서 실내온도를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우선 수원 서부 경찰서 형사계에서 온도계를 놓고 10분 있다가 확인했다.
20℃를 넘지 못했고, 서장이 없는 서장실에는 비서만 있었으나 22℃를 유지하고 있었다.
경기도의회 의장실을 찾아가 온도계를 재보니 25℃를 넘게 유지한 상태에서 의장은 자리에 없었다.
경기도청 도지사실은 아주 따뜻한 열대지방이었다. 온도계는 28℃를 유지한 상태에서 도지사는 없고 직원들만 따뜻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다.
도지사실 관계자는 온도를 재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진 것인지 취재 자체를 거부했다.
10℃의 추위 속에서 겨울을 그야말로 버텨가는 서민들이 수두룩한데 도지사실은 여름 날씨같은 아주 따뜻한 환경에서 반발로 생활해도 될 만큼 열기가 넘쳤다.
경기도를 이끌어 온 김문수 도지사의 재임기간 동안 경기도가 나아진 점은 무엇인가?
경기도 재무제표를 보면 주민 1인당 총 수익은 전국 평균(180만2천7백원)에 훨씬 못 미치는 975천800원으로 16개 지자체 가운데 꼴지로 주민 생활지표나 총 부채도 위험 수위를 달리고 있다.
나아진 것이 없는데도 다시 도지사에 출마하겠다는 발상이 나오는데 대해 여론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.
한 도민은 "어이가 없다"고 했다. 그러면서 그는 "도대체 뭘 잘했다고 또 나오겠다는 것인가. 아무리 뻔뻔스런 정치인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"고 분통을 터뜨렸다.
그러나 또 다른 도민은 "살림살이가 어려운 것이 도지사의 탓이냐"며 "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지 않냐"고 김 지사 편을 들었다.
차기 도지사 재출마를 거론되고 있는 김 지사에 대한 여론은 양분된다.
김문수 자체를 보면 근면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하다. 그러나 참모진들이 큰 그림을 할 수 있게 제대로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우세하다.
정치판의 생리를 도민들이 모두 알 수는 없다. 그러나 최소한 어떤 방향으로 정치가 흘러가야 하는지는 안다. 도민을, 여론을 무시하지 않는 정치인들이 되길 바란다.
권중섭 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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